
“국회가 왕조입니까? 위원장이 황제입니까?”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발언권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며, 국회의 근본인 '발언과 토론'의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시도하자, 추 위원장은 “태도를 봐서 발언권을 주겠다”고 발언하며 사적 감정이 개입된 듯한 의사진행을 보였다. 이는 명백히 민주주의 핵심 원칙을 흔드는 발언으로,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국회는 권력자 개인의 자존심을 지키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묻고 감시하며 비판하는 공간이다. 위원장의 직책은 권위가 아닌 책임의 무게로 이해돼야 하며, 발언권은 특정인의 기분에 따라 주어지는 시혜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특히 권력을 향한 비판 앞에서 가장 엄격하게 보장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추 위원장의 이번 행위는 국회가 가진 상징성과 민주적 기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동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추미애 위원장이 해당 상황을 일부 편집한 영상으로 공개하며, 자신을 마치 피해자인 양 포장했다는 점이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단순한 소란으로 축소하고, 스스로는 원활한 국감 진행을 방해받은 ‘피해자’처럼 연출한 것이다. 이는 본질을 흐리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어 더욱 부적절하다. 비판받아야 할 권력의 남용이 오히려 ‘정당한 대응’으로 둔갑되는 순간, 국민은 더 이상 국회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야당과 여당의 갈등, 의사진행상의 충돌이 아니다. 이는 국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단면이자,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가 어디까지 허용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국민의 대의기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권력 감시와 표현의 자유는 어디서 실현될 수 있겠는가. 국회마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구조로 전락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국회의 공정한 운영과 위원장 권한의 남용 여부를 명확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국정감사가 권력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쇼가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고 국정운영의 정당성을 검증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국회는 국민의 것이며, 누구의 사유물도 아니다. 한 사람의 위신이 국회의 본질을 뒤흔드는 상황을 국민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법사위원장 추미애 의원의 이번 행동은 단지 정치적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도전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대한 정면 배치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발언이 막히는 국회, 토론이 사라진 감시의 공간에서 민주주의의 숨은 천천히 끊기고 있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양보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다. 국회는 지금,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