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민 전 의원(향년 67세)**이 15일 오전 대전 자택에서 별세했다. 오랜 세월 비주류의 길을 걸으며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정치 인생의 마지막을 국민의힘의 일원으로 마무리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으로 지역 조직을 이끌던 그는 최근까지도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대전 출신인 그는 어릴 적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로 활동하며 인권과 법치주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2003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 이듬해 제17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구에서 당선된 뒤 내리 5선을 기록했다.
그의 의정활동은 항상 ‘쓴소리’로 대표됐다. 민주당 시절에도 당내 주류에 대한 날선 비판과 독립적 행보로 ‘미스터 쓴소리’, ‘골수 비주류’라는 별칭이 따랐다. 그러나 그는 결코 정쟁을 위한 비판을 하지 않았다. “정치는 진영의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위한 실천이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은 20년 넘게 변치 않았다.
2023년 말,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지만, 그는 “합리적 중도 보수가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해 6월, 국민의힘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으로 임명되어 지역 민심 회복에 힘썼다.
정치권은 그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끝까지 소신을 지킨 원칙의 정치인이었다”며 고인의 헌신을 기렸다. 반면 일부 민주당 인사들의 냉소적 반응은 유가족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죽어서도 욕먹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는 한 보수 인사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우리 정치의 분열된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고인의 빈소는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7일로, 장지는 대전 현충원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의 삶은, 비록 소속과 진영을 여러 차례 넘나들었지만, 그 근저에는 국민을 위한 정의와 합리성이라는 한결같은 가치가 있었다.
그가 생전에 남긴 말처럼,
“정치는 편이 아니라 방향이다. 그 방향이 국민을 향하고 있다면, 그것이 내가 걸어야 할 길이다.”
그는 이제 말없이 보수의 품에서 잠들었다. 그러나 그의 소신과 외침은 여전히 대전의 바람처럼 살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