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00시간 비행 경력의 베테랑... "안전에 타협 없던 동료"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기 참사의 기장이 공군 출신의 베테랑 조종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기를 조종했던 한모 기장(45)은 총 6823시간의 비행 경력을 보유한 노련한 조종사였으며, 동료들 사이에서는 "안전에 대해 타협 없던 동료"로 평가받았다.
공군 학사장교 출신인 한 기장은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다. 기장 승급 이후 2500시간 이상의 비행을 수행했으며, 제주항공 입사 전에는 비행교관으로도 활동했다. 부기장 김모씨(35) 역시 2022년 2월 제주항공에 합류한 이후 1650여 시간의 비행 경험을 쌓은 숙련된 조종사였다.
국토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자격 요건 미달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항공안전법상 상업용 여객기 기장의 최소 비행 경력 요건은 500시간이지만, 제주항공은 이보다 훨씬 높은 3500시간의 부기장 비행 경력을 기장 승급 요건으로 두고 있다.
사고 당일의 급박했던 5분... 조류 충돌부터 비상착륙까지
참사 당일인 29일 오전, 제주항공 7C2216편의 마지막 순간은 급박하게 전개됐다. 오전 8시 54분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를 받은 항공기는, 3분 후인 8시 57분 '조류 이동 주의' 경고를 전달받았다.
이후 2분이 지난 8시 59분, 한 기장은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세 번 선언하며 위급상황을 알렸다. 이어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하며 착륙을 포기하고 재상승을 시도했다. 조류와의 충돌로 인해 비상상황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오전 9시, 다시 이륙한 항공기는 바다 쪽으로 기수를 돌린 뒤 오른편으로 180도 회전하여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의 착륙을 요청했다. 1분 후 관제탑의 허가를 받은 항공기는 9시 2분,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 북쪽 끝에서 1200m 지점에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활주로를 따라 미끄러지던 항공기는 남쪽 끝에 있는 착륙 유도 안전시설과 시멘트 외벽에 연이어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국토부는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와 음성기록장치(CVR)를 확보하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조류 충돌 이후의 항공기 상태와 비상착륙 과정에서의 세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동료들은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이라며 한 기장을 회상했다. 평소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베테랑 조종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떤 판단과 조치를 취했는지는 향후 조사 결과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