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밀접근활주로라면 로컬라이저까지 안전구역 연장해야"... 국토부 해석 반박 잇따라
무안공항 제주항공기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위 로컬라이저(방위각제공시설)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해명했으나, 국토부 자체 규정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국토부는 30일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와 같이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되는 장비나 장애물에 대해서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의 '공항·비행장시설 설계 세부 지침' 제18조와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제21조는 이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설계 세부 지침 제18조 3항은 "정밀접근 활주로에서는 계기착륙장치(ILS)의 방위각시설(Localizer)이 통상 첫 번째 장애물이 되며,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은 이 시설까지 연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재설치된 로컬라이저... 국토부 고시 이후 설치 적법성 의문
전직 대한항공 사내변호사 출신인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더 나아가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지난해 재설치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국토부의 '공항 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제21조 제4항 고시가 2022년 6월 21일 이후 시행된 상황에서, 이후 재설치된 로컬라이저는 당연히 새 고시를 따랐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안공항은 'ILS(CAT 1)' 시설을 갖춘 정밀접근활주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내법 규정상 ILS(CAT 1) 시설이 설치된 활주로는 정밀접근활주로로 분류된다. 이는 곧 로컬라이저까지 종단안전구역이 연장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국토부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에서 5m 뒤에 설치되어 있어 안전구역 밖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정밀접근활주로의 경우 로컬라이저까지를 종단안전구역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국토부는 논란이 확산되자 전날 발표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의혹을 키웠다.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해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활주로 연장선상에 콘크리트 장벽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공군 출신 항공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구조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로컬라이저 설치의 적법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관련 규정들이 서로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법규의 종합적인 정비와 실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