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간에 사라진 179명의 생명,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대한민국 민간 항공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이 29일 오전 9시 3분경 무안국제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발생한 이번 사고로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된 비상착륙 과정에서 여객기는 공항 시설물과 충돌했고, 순식간에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 2명, 객실승무원 2명이 사망했으며, 객실승무원 2명만이 구조됐다.
이번 참사는 1993년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해남 추락사고 당시 사망자 66명의 두 배가 넘는 희생자를 낳으며,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 항공기 사고를 포함하더라도 1983년 소련 영공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피격 사고(269명 사망), 1997년 괌 추락사고(225명 사망)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남겼다.
특히 이번 사고는 설 연휴를 앞두고 태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많은 가족 단위 승객들이 탑승해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고기에는 광주·전남 지역 주민 157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한 가족이 모두 희생된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전국으로 번진 추모 물결... 철저한 진상규명 목소리 높아져
사고 발생 이틀째인 30일 오전 8시 35분 기준으로 희생자 179명 중 14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사고 수습 당국은 수습된 모든 유해를 임시 안치소에 안치하고, 24시간 체제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에 보관되고 있으며, 당국은 유가족들에게 인도할 때까지 보존을 위한 냉동설비도 설치했다. 검경 등 수사기관의 검시가 완료되는 대로 유가족들에게 순차적으로 유해가 인도될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 달 4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으며, 전국 17개 시·도에 최소 1곳 이상의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전남 지역에는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전남도청, 무안군 종합스포츠파크 등 3곳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사고 현장인 무안공항 활주로에서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보존과 함께 유류품 수습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장 증거물 수집과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 매뉴얼과 공항 소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랜딩기어 고장과 같은 비상상황에서의 승객 대피 절차와 공항 내 초기 대응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제주항공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신속한 보상과 지원을 약속했으며, 사고 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항공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특별 안전점검단을 구성해 전국의 모든 공항과 항공사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