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중하지 못했던 한마디, 20년간 꼬리표로 따라다녀"
"연예계 신인이었던 20대 초반, 그때는 정말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렀습니다." 톱배우 공유(45·본명 공지철)가 20년 동안 입을 다물었던 '그 발언'에 대해 처음으로 심경을 털어놨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 인터뷰에서였다.
문제의 발언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패션 매거진 보그걸 7월호와의 인터뷰에서 공유는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나의 아버지, 마이클 조던, 그리고 박정희"라고 답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자, 동시에 친일-군사 독재 정권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이 한마디는, 이후 20년간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되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생각이 짧고 신중하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인터뷰도 아니었고, 그저 서면으로 작성한 한마디였죠." 공유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특히 그는 "어떤 정치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제 의도나 의사를 1도 말한 적 없는데 유튜브 채널 등에서 확대해석되고 덧대져 줄 세우기 하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발령 사태로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과거 발언. 공유는 그동안 침묵했던 이유에 대해 "실제 제 마음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20년 넘게 연예계에서 일하면서 여러 상황을 많이 접하고 겪지만, 지금 이 시국에 또 한 번 '끌올' 되는 걸 보면서 인간으로 회의감이 든 적도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잘못된 역사의식으로 살지 않았다… 계엄 사태에 모든 국민과 같은 심정"
20년 만의 해명이었지만, 공유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잘못된 역사의식이나 잘못된 도덕적, 윤리적 의식으로 살지 않았다. 그것이 팩트"라고 강조한 그는 "결과적으로는 어떤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제가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 워딩이 아니었나 한다"며 과거 발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그의 입장은 분명했다. "토씨 하나 안 빼고 그때 제 상황을 말씀드리면, 어제 오전에 스케줄을 하고 저녁엔 나름의 공부 아닌 공부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난리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TV를 켜고 생중계를 보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더라고요." 공유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겪을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도 여느 다른 분들과 똑같이 조마조마한 반응으로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웠어요. 계엄령 해제 전까지 말이죠. 근데 또 넥스트가 있을까 봐, 그런 불안감에 잠을 못 잤습니다." 그의 말에서는 일반 시민으로서 느낀 당시의 불안과 걱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틀 전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여기 계신 모든 분과 같은 마음으로, 답답하고 화나는 마음으로 생중계를 지켜봤던 사람입니다. '트렁크' 때문에 만난 자리인데 얘기가 길어졌지만, 어쨌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의 말에는 확고한 신념이 담겨 있었다.
한편 공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에서 결혼 후 외로워진 남자 한정원 역을 맡았다.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로, 그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