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적 해지 선언은 산업 근간 흔들 수 있어"... 한매연, 이례적 입장표명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이 걸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3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뉴진스는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고 회사와의 대화에 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업계 단체가 특정 아티스트의 계약 분쟁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번 사태가 K팝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매연은 특히 "일방적인 계약 해지의 주장을 통한 계약의 효력 상실은 전반적인 전속 계약의 신뢰 관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우리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매우 악질적인 방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진스 vs 어도어, 쟁점은 '계약 위반' 여부
지난달 28일 뉴진스 멤버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전격 선언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계약 위반 사항은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 ▲매니저의 부적절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무단 사진·영상 자료 사용 ▲음반 밀어내기 피해 해결 ▲뮤직비디오 감독과의 분쟁 해결 등이다.
엔터테인먼트 법률 전문가 김모 변호사는 "전속계약 해지를 위해서는 계약 위반의 '중대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단순한 불만 사항이나 개선 요구 사항이 아닌, 계약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위반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투자 후회수 모델 위협"... 업계 우려 확산
한매연의 강경한 입장 표명 이면에는 K팝 산업의 독특한 사업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한매연은 "'선투자 후회수' 원칙으로 이뤄지는 국내 대중문화산업에서, 투자금 회수 전 계약이 파기될 경우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습생 발굴부터 데뷔까지 수년간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K팝의 특성상, 계약 해지가 쉽게 이뤄질 경우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뉴진스와 같은 대형 그룹의 선례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적 보호장치 미비... "제도적 개선 필요"
한매연은 현행 법령의 한계도 지적했다. "회사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들이 전무하다"며 "악의적 계약 해지의 경우에도 손해배상 청구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속계약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터테인먼트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이모 변호사는 "아티스트 보호와 회사의 투자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진스 측이 기자회견에서 법적 대응에 관한 언급을 피한 것도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 차가 크고, 이번 사태가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법정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특히 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