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기흥구에 위치한 수상골프장
[공유수면 사유화 논란과 환경훼손 우려]
"호수 한복판을 가로막은 골프장 때문에 온전한 산책로 하나 없었죠." 30년간 기흥호수 인근에 거주해 온 김모(58) 씨의 말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기흥호수는 1964년 준공 이후용인 시민들의 쉼터였지만, 2014년 수상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며 그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6만여㎡에 달하는 수면과 부지를 점유한 골프연습장은 '호수 위의 특권층 놀이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유수면인 호수를 특정 업체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면서 시민들의 접근권이 심각하게 제한됐다"며 "골프공 낙하 위험을 이유로 수상레저활동까지 제한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드러나는 환경 훼손의 흔적들]
"생분해성 골프공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골프공들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기흥호수 환경지킴이로 활동하는 박모(62) 씨는 최근 수거된 골프공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수면 위에 떠다니는 골프공들은 물론, 저수지 바닥에 쌓인 골프공들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더구나 이 시설은 당초 농업용수 공급이 주목적인 저수지에 들어섰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과 수질 관리가 최우선 과제임에도, 영리 목적의 시설이 이를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법 증축과 안전관리 부실 의혹]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용인시가 최근 실시한 현장점검에서는 가설건축물의 불법 증축 정황이 포착됐다. 당초 허가받은 면적을 초과한 시설물이 확인된 것. 또한 시설물 노후화에 따른 안전 우려도 제기됐다. 용인시 관계자는 "정기적인 시설물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가설건축물 존치 기간 연장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운영을 계속해 왔다"며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혜 의혹과 불투명한 계약 과정]
"애초 계약 과정부터 특혜 의혹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D 시민단체는 "6만㎡가 넘는 공유수면을 특정 업체가 독점 사용하게 된 배경과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수상골프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비해 공사에 납부한 사용료는 턱없이 적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 업체가 지난 9년간 농어촌공사에 납부한 연간 사용료는 평당 시세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300명이 넘는 이용객을 받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그에 걸맞은 공적 책임은 지지 않았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기흥호수]
최근 한국농어촌공사가 수면 사용 허가 종료를 통보하면서, 기흥호수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용인시는 향후 기흥호수를 시민 친화적인 수변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제는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호수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용인시의회 환경위원회 소속 의원은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환경친화적인 여가 공간으로 재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