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이 된 '가짜뉴스'...유료회원제로 진화한 사이버 렉카
'탈덕수용소' 사건은 단순한 명예훼손을 넘어 수익형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한 사이버 렉카의 실체를 드러냈다. 검찰이 23일 운영자 A씨에 대해 징역 4년과 2억원의 추징금을 구형한 배경에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 행위의 심각성이 자리잡고 있다.
A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아이브 장원영, 엑소 수호, 에스파 카리나 등 7명의 아이돌을 대상으로 23회의 허위 영상을 제작·유포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음성변조와 짜깁기 편집 등 전문적인 수법을 동원해 자극적인 가짜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여러 등급의 유료 회원제로 운영했다는 점이다. 6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을 통해 월평균 1000만원, 총 2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K-팝 산업 위협하는 '허위 콘텐츠'의 그림자
연예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K-팝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 "단순한 악성 댓글이나 루머 유포를 넘어, 조직적이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허위 콘텐츠 제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의 외모, 인성, 이성 관계 등 사생활 관련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한 점은 연예인 개인의 정신건강은 물론 소속사의 매니지먼트 업무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유튜브나 SNS를 통한 허위 정보 유포가 조직화, 산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특히 해외 팬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특성상, K-팝 산업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 렉카에 대한 처벌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변호사는 "단순 명예훼손을 넘어 조직적이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범죄라는 점,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다는 점 등이 량형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는 최후 변론에서 "인터넷 등 저만의 세상에 갇혀 지내다 보니 올바른 판단을 못 했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지만, 검찰은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의 영상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했고, 유료 회원제를 운영한 점, 지속적인 범행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방송통신 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수익을 목적으로 한 허위 정보 유포가 증가하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력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속한 차단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2월 18일로 예정된 선고를 앞두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번 판결이 사이버 렉카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단순히 한 사건의 처벌을 넘어, 건전한 팬덤 문화와 연예 산업 발전을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