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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누진제 최고 구간 가구 40% 넘어... '과소비 방지' 취지 무색

작성일 : 2024.09.30 05:07 작성자 :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

2023년 8월 기준, 전기요금 누진제 최고 구간(3단계)에 속한 가구 수가 1022만 가구에 달하며, 전체 가구의 40.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로, 현행 누진제 체계가 변화된 전력 소비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시사한다. 한국전력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단계 가구는 895만 가구(35.5%), 2단계는 604만 가구(24.0%)로 조사됐다.

현행 누진제는 여름철 전력 사용량을 '300kWh 이하', '300kWh 초과 450kWh 이하', '450kWh 초과'로 나누어 각각 1kWh당 120원, 214.6원, 307.3원의 요금을 부과한다. 기본요금 또한 단계별로 910원, 1600원, 7300원으로 차등 적용된다. 이 같은 구조는 지난 2018년부터 7년째 유지되고 있는데, 급변하는 소비 패턴을 반영하지 못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배경에는 폭염과 기후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2023년 8월 주택용 평균 전력 사용량은 363kWh로, 작년 8월의 333kWh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냉방 수요의 급증과 더불어, 경제 성장에 따른 전자제품 사용량 확대, 그리고 삶의 양식 변화가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대다수 가구가 3단계 최고 구간으로 진입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이 같은 현황에 대해 "에너지 절약이 중요하지만, 현행 누진제는 기후 위기와 현대 생활 방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누진제는 과소비 억제를 위한 장치였으나, 이제는 오히려 제도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누진제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가구원 수에 따른 전력 소비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1인당 전력 소비 차이가 크게 나지만, 누진제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또한, 가스나 난방요금 같은 다른 에너지원에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 문제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300kWh와 450kWh라는 누진 기준은 과거에는 합리적이었을지 몰라도, 현재의 소비 환경과는 괴리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 누진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구별 특성을 반영한 요금 체계 개편, 친환경 에너지 확대, 합리적인 구간 조정 등의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 다만, 한국전력이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이나 누진제 개편이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