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2022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54)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에게 1심에서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이 전 서장은 대규모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 "안일한 대응으로 참사 초래"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은 용산구의 치안 책임자로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핼러윈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적·인적 자원을 동원한 사전 대비에 소홀했고, 그 결과 참혹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서장은 경비 기동대 배치, 도로 통제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아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되었고, 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허위공문서 및 위증 혐의는 무죄
다만,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이후 대응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이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로 기재하게 했다는 혐의와, 참사 인지 시점을 늦게 증언한 부분에 대해 법리적으로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송병주 전 112상황실장 금고 2년, 박희영 구청장 무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송병주(53)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게는 금고 2년, 박모 전 112 상황팀장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이와 반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기소된 정현우 전 여성청소년과장과 최모 전 생활안전과 경위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특히 박희영(63) 용산구청장은 이번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행정기관이 사전적으로 특정 장소로의 인파 유입을 통제하거나 밀집된 군중을 분산시키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며, 박 구청장이 직접적인 법적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박 구청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서 벗어났다.
공직자 책임과 한계를 재확인한 판결
이번 판결은 대형 참사에서 공직자들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 동시에, 각 직책에 따른 구체적인 권한과 의무를 고려하여 법적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사망한 만큼, 이번 판결은 공공 안전에 대한 책임자의 의무와 한계를 명확히 재확인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