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플랫폼 간 '이중가격제' 논란과 갈등 격화
국내 음식배달 시장을 선도하는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이중가격제' 확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외식업계에서 배달용 메뉴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이츠는 25일 뉴스룸을 통해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가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배민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쿠팡이츠는 자사의 와우 회원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의 배달비를 회사가 전액 부담하며, 업주에게는 어떠한 추가 부담도 지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배민은 26일 설명자료를 통해 즉각 반박했다. 배민은 "쿠팡이츠의 주장은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혼동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에 유감을 표하며,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양사의 충돌은 배달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요기요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부상했으며,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배민의 입지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중가격제 확산의 배경과 배달 플랫폼의 대응
이중가격제가 확산된 배경에는 배달 주문 증가로 인한 외식업계의 비용 부담 증가가 있다. 중개 수수료, 배달비, 카드 수수료 등 여러 비용이 겹치면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배달 플랫폼들의 '무료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개 수수료가 최고 9.8%까지 오르게 된 것이 이중가격제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버거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리아는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단품 기준 800원, 세트 기준 1300원 높게 책정했다. 맘스터치도 연내 일부 매장에서 이중가격제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프랭크버거 등도 이미 배달앱에서의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는 이중가격제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bhc, BBQ, 교촌 등 주요 치킨 브랜드들은 배달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배달 가격 인상이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대신 이들은 자체 앱을 통한 주문을 장려하는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간 경쟁 심화와 그 영향
배달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플랫폼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말부터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묶음배달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해 배민도 일주일 만에 무료 알뜰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러한 경쟁은 소비자에게 단기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외식업계의 부담 증가와 이중가격제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 플랫폼들의 수수료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을 밝혔다.
배달 플랫폼 간의 갈등은 외식업계와 소비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중가격제의 확산과 플랫폼 간 경쟁 심화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과도한 경쟁은 중소 외식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배달 시장의 과제와 향후 전망
배달 시장의 급성장과 플랫폼 간의 경쟁 심화는 새로운 과제를 낳고 있다. 플랫폼, 외식업계, 소비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며, 중소 외식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도 이러한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배달 시장의 성장세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 패턴, 1인 가구 증가 등의 요인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배달 플랫폼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배달 시장을 둘러싼 갈등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다. 플랫폼 기업들의 자정 노력과 외식업계의 대응 전략, 정부의 규제와 지원이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도 편의성뿐만 아니라 건전한 배달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