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계기로 자동차 급발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실제 차량 결함이 아닌 '페달 오조작'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접수된 364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 중 분석 가능한 321건 모두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급발진 의심 사고 10건 중 9건 이상이 '진짜 급발진'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공동 개최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설명회'에서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기능을 통해 제동 신호와 가속 신호를 동시에 보낼 때 제동 신호를 우선하게 돼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자동차는 무조건 속도가 감소하거나 정차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급발진 의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운전자의 실수, 즉 '휴먼 에러'를 지목하고 있다.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는 "급발진 의심 현상은 운전 경력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대부분은 휴먼 에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문가들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기술 개발, 운전자 교육 강화,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항목 추가를 통한 분석력 향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연간 3000건 이상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시스템을 도입해 사고율을 크게 줄였다. 미국에서는 '급발진' 대신 '의도하지 않은 가속'(Sudden Unintended Accele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소비자 권리를 중시하면서도 과학적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응 방안 마련이 진행 중이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자동차 업계는 국민이 불안감을 해소하고 더욱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운전자 실수 방지 목적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비상 자동제동 장치 등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속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페달 블랙박스 등의 기술도 사고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페달 오조작'을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운전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함께, 운전자 교육 강화, 기술적 대책 마련 등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공포심을 조성하기보다는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