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식업계의 거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는 30일, 더본코리아에 대한 신규 상장 예비 심사 결과 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적격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백종원 신화'로 불리는 한국 외식업계의 성공담이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전망이다.
맛의 제국, 자본시장 입성을 꿈꾸다
1994년 1월, 한 작은 중국집에서 시작된 더본코리아의 여정은 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외식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홍콩반점', '빽다방', '역전우동', '연돈볼카츠' 등 다양한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 곳곳에 맛의 깃발을 꽂은 더본코리아는 이제 자본시장이라는 새로운 영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첫 상장을 추진했으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의 습격으로 계획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백종원 대표와 그의 동료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팬데믹이라는 역경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배달 시장 확대, 온라인 플랫폼 강화 등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창립 30주년을 맞은 2024년, 더본코리아는 다시 한번 상장의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5월 말, 더본코리아가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상장한다면, 그야말로 '맛있는 주식'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일부 가맹점주들과의 갈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등 넘어야 할 산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비 심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규정상 45영업일 안에 마쳐야 할 심사가 지연되면서 시장에서는 불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혹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상장이 무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더본코리아의 가맹사업법 등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거래소도 이를 더욱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종원 대표는 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그는 직접 거래소를 방문해 회사의 입장을 소상히 밝히고, 상생 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가맹점은 우리의 동반자입니다. 그들과 함께 성장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미래도 없습니다." 백 대표의 이 한마디는 시장을 설득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 예비 심사 통과를 결정했다.
백종원식 혁신, 자본시장에 새바람 일으킬까
이제 더본코리아는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증권신고서 및 예비 투자 설명서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결정한 뒤 청약을 받는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를 1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번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백종원 대표는 단숨에 자본시장의 새로운 거물로 떠오를 전망이다. 더본코리아의 실적은 이미 상장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3,881억 원, 영업이익 239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온 것이다. 백 대표가 76.69%, 강석원 부사장이 21.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지배구조도 갖추고 있다.

채널A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상장이 순풍에만 돛을 단 것은 아니다. 일부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6월,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 측이 점주들에게 매출과 수익률을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할지가 더본코리아의 향후 성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유통 사업 및 지역개발 사업 확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그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진정성 있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행보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요리 연구가에서 시작해 성공적인 사업가로, 그리고 TV와 유튜브를 통해 국민 멘토로 자리매김한 그의 이력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다. 이제 그가 자본시장이라는 새로운 무대에 오른다. 그의 '맛있는 혁신'이 주식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상장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넘어, 한국 외식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선두 주자가 자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다른 외식 기업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늘 '기본'을 강조해 왔다.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깨끗한 식당. 이 단순하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원칙들이 그를 외식업계의 거인으로 만들었다. 이제 그가 내세울 '주주 가치'라는 새로운 과제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그의 '맛있는 도전'이 어떤 결실을 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