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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 고시엔 첫 우승…한국계 민족학교의 역사적 쾌거

작성일 : 2024.08.23 01:47 수정일 : 2024.08.23 01:53 작성자 :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고교 야구의 최고 무대인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역사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승리는 일본 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한국계 학교로서는 사상 최초의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경기 내내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던 두 팀은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교토국제고가 먼저 2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어진 10회말, 간토다이이치고가 1점을 따라붙었지만 더 이상의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은 교토국제고는 결국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번 우승은 교토국제고가 야구부를 창단한 지 24년 만에 거둔 첫 고시엔 우승입니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이후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으며, 2021년에는 4강에 진출했으나 지벤가쿠엔고에 아쉽게 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3년간의 노력 끝에 올해 8강전에서 다시 만난 지벤가쿠엔고를 제압하며 설욕에 성공했고, 이어 4강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고, 결승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차례로 꺾고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로써 교토국제고는 외국계 학교로는 처음으로 고시엔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또 다른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승리 팀의 교가를 부르는 관례에 따라, 교토국제고의 선수들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습니다. 한국어 교가가 고시엔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되었습니다.

박철희 주일본 한국 대사는 경기가 열린 한신고시엔구장을 직접 찾아 교토국제고 선수들에게 우승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박 대사는 "야구부 창설 이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지도해온 모든 임직원과 선수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우승은 교토국제고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축하의 뜻을 밝혔습니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우승을 통해 일본 야구계의 명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1947년 재일동포 단체가 민족 교육을 위해 설립한 교토국제고는, 이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아 발전해 왔으며, 현재는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은 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재학생 중 65%는 일본인이며, 야구단 역시 재일동포 3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일본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우승은 교토국제고뿐만 아니라,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사회와 한국계 커뮤니티에 큰 자긍심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성과로 남을 것입니다.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