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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뉴욕주지사 보좌관, 중국 대리인 활동 혐의로 기소… 미·중 갈등 속 국가 안보 우려 증대

작성일 : 2024.09.04 03:26 작성자 :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

미국 뉴욕주지사의 전직 보좌관이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되면서, 미·중 간의 갈등과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린다 선과 그녀의 남편은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돈세탁, 비자 사기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호컬 뉴욕주지사 (위)
크리스 후, 린다 선 (아래)
전 뉴욕주지사 보좌관, 중국 대리인 혐의로 기소
미국 뉴욕주의 전직 고위 공무원이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되면서 미국 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검찰은 린다 선(40)과 그녀의 남편 크리스 후(41)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을 포함한 10가지 혐의로 기소하며, 이 부부가 오랜 기간 동안 중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미국 내 정치 및 외교 활동을 조작해 왔다고 주장했다. 선은 2012년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시절부터 뉴욕주 정부에서 일해왔으며, 최근까지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비서실 차장급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린다 선과 그녀의 남편은 뉴욕주와 연방 정부에 알리지 않고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위해 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선은 대만과 관련된 외교 활동을 차단하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의 고위 인사들과 만날 수 있도록 중개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 특히 한 주 의원이 호컬 주지사에게 대만 정부 관계자와의 회담을 제안했을 때, 선은 호컬 주지사가 "대만 문제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회담을 무산시키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행정 업무를 넘어서 중국 정부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증진시키려는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린다 선은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뉴욕주의 공식 문서와 주지사의 서명을 포함한 선언문을 허가 없이 제공했으며, 중국 고위 인사들이 미국 내 정치적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러한 선언문은 실질적인 의미는 없지만, 일부 외국 정부에서는 중요한 문서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선은 뉴욕의 고위 정치인이 중국을 방문하도록 추진하고, 중국 정부 대표단과 뉴욕주 정부 관계자 간의 비공식 만남을 주선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모든 활동이 중국 공산당의 의제를 은밀하게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올해 7월에도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한국명 김수미)의 사례와 유사하다. 두 사건 모두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는 미국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 경우에 적용된다. 이번 린다 선 사건은 미·중 관계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외국 정부가 미국의 정치적·외교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강경 대응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금 세탁과 호화 생활… 중국 공산당과의 연결 의혹
린다 선과 그녀의 남편 크리스 후는 중국 정부와의 밀접한 연결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통해 수백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했고, 이 과정에서 자금 세탁 혐의가 드러났다. 부부는 롱아일랜드에 360만 달러(약 28억 원) 상당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도 210만 달러(약 28억 원) 상당의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은 2024년형 페라리를 포함한 고급 차량을 소유하고 있어, 불법 자금 유입 의혹을 받게 됐다.

린다 선은 뉴욕주 정부에서 14년간 다양한 직책을 맡아 일했으며, 그동안 뉴욕주의 정치 네트워크에 깊숙이 뿌리내린 인물이다. 그녀는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시절인 2012년부터 뉴욕주 정부에 들어와 일하기 시작했으며, 2023년까지 뉴욕주에서 일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올해 3월 뉴욕주 정부는 선의 불법 행위를 발견한 후 그녀를 해고했고, 그 즉시 사법 당국에 보고했다. 뉴욕주 대변인 아비 스몰은 "뉴욕주 정부는 선의 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녀를 해고한 후 즉각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선 부부가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자금을 사용해 이처럼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왔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해온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7월에 이들 부부의 롱아일랜드 자택을 압수수색해 구체적인 자금 흐름과 자산 내역을 조사했다. 또한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선의 가족은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과의 개인적 인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핑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선의 부모에게 난징식 오리젓갈을 배달하는 등, 이들 가족이 중국과 지속적인 개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정황도 밝혀졌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린다 선과 그녀의 남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그들의 혐의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미·중 간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선 부부는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이들이 중국 정부와 맺은 관계를 더욱 깊이 파헤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범죄를 넘어, 외국 정부가 미국 내 정치 및 외교적 의사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정치적 인프라에 어떻게 침투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이 사건은, 미국 정부가 자국의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외국 정부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려는 의지를 재확인시켜 준다.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