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감동" 한국형 가족영화의 공식을 잇다
한국영화사에서 가족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사례는 결코 많지 않다. 2008년 '과속스캔들'(822만)과 2013년 '7번방의 선물'(1,281만)이 대표적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렇다 할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던 가운데, 오는 11일 개봉하는 '대가족'(감독 양우석)이 이들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대가족'이 앞선 두 흥행작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고 평가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가족영화의 성공 공식은 '웃음'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라며 "시사회 반응을 보면 '대가족' 역시 이 두 가지 요소를 잘 담아냈다"고 분석했다.
'싱글 대디'를 넘어 '싱글 그랜드 파더'로
'대가족'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 가족영화의 대표적 서사인 '싱글 대디' 설정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과속스캔들'의 차태현이 갑작스럽게 아빠가 되어 겪는 소동이나,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이 보여준 절절한 부정(父情)은 당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가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싱글 그랜드 파더'라는 새로운 설정을 도입했다. 영화평론가 박모 씨는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한 만두집 사장(김윤석)에게 갑자기 손주가 생기는 설정은 신선하다"며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는 가족 드라마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새로운 변주를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시대 변화 반영한 가족의 의미
'대가족'은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 갖는 의미도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적 혈연관계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유대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문화평론가 김모 씨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했다"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교계 스캔들이라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코미디로 풀어내면서도, 결국은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로 승화시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사회에 참석한 한 관객은 "아귀가 만두 빚는 장인으로 코미디를 말아 주다가 감동까지 준다"는 평을 남겼다.
흥행 성공 가늠할 '3가지 키워드'
영화계에서는 '대가족'의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세 가지 키워드로 '캐스팅', '시기', '화제성'을 꼽는다. 우선 김윤석, 이승기라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이 시너지를 낸다는 평가다. 특히 김윤석은 '1987'(2017), '극한직업'(2019) 등 흥행작의 주연을 맡아왔다.
개봉 시기도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연말연시는 가족 단위 관객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따뜻한 가족애를 다룬 영화가 호응을 얻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시사회 이후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에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영화", "찐한 웃음과 감동이 다 있는 영화" 등의 호평이 이어지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