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시술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항소심서 밝힌 프로포폴 투약 배경
'약물 스캔들'로 추락한 스타의 민낯이 드러났다.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유아인(38·본명 엄홍식)의 항소심 2차 공판은 한 배우의 몰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수의 차림에 삭발한 채 법정에 선 그의 모습은 한때 '천만 배우'로 불리던 영화계 샛별의 민낯이었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유아인 측은 이날 공판에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전문시술을 통한 미용 관리가 필요했고, 시술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며 181차례에 달하는 프로포폴 투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이어진 투약이 직업적 특수성에 기인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검찰이 지적한 '재력을 이용한 불법 약물 투약'이라는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대마 흡연은 국외 여행 중 호기심에 의한 것이지 재력을 이용한 것이 아니었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은, 44차례에 걸친 타인 명의 수면제 1100여정 불법 처방과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부친상 겪은 수감생활...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평생의 형벌"
이날 재판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유아인의 부친상 관련 발언이었다. 변호인은 "본인의 죄 때문에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돼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에서 평생 살아가야 한다. 이보다 큰 벌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 8월 발생한 부친상의 아픔을 토로했다.
수감 생활 중 겪은 부친상은 유아인에게 이중의 고통으로 다가왔다. "대중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변호인의 발언은, 한 연예인의 화려한 삶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를 암시했다. 특히 "우울증이 수반된 잘못된 선택"이라는 언급은 약물 의존의 심리적 배경을 짐작케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유아인 측이 그동안의 사회 공헌 활동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는 것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기부 등 선한 영향력 행사를 강조하면서도, "앞으로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이미 받고 있는 사회적 제재의 무게를 강조했다.
1심에서는 대마흡연,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 타인 명의 상습 매수 등이 유죄로 인정됐으나,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한 입막음 시도나 연락 회피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1심의 무죄 판단이 타당했음을 거듭 강조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다음 재판에서 유아인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초범인 점, 깊은 반성, 그리고 부친상이라는 개인사적 아픔이 법원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에서는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을 악용한 지속적 범행"이라는 검찰의 지적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