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Home > 문화 > 연예

'흑백요리사' 흥행에 가려진 넷플릭스 법인세 이슈: 방발금 부과 논란까지

작성일 : 2024.10.11 01:18 작성자 :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

K-콘텐츠의 눈부신 성과, 그 이면의 세금 논란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 중심에 넷플릭스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징어 게임'으로 시작된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는 최근 '흑백요리사: 요리계급 전쟁'으로 이어지며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한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18개국 넷플릭스 톱1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넷플릭스 코리아 예능으로는 처음으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권) 부문 1위를 지키고 있어,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앱 통계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열풍이 시작된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66만7082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 대비 4%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월 1일에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322만8868명을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300만명 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러한 눈부신 성과의 이면에는 세금 논란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8233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납부한 법인세는 고작 36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매출 대비 법인세 납부율이 1.5%에 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넷플릭스 매출원가의 많은 부분이 미국 본사로 가는데, 매출 8000억 원이 넘는데 법인세 납부는 36억 원에 그쳤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의 조인철 의원도 "넷플릭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1.5%로 4년간 단 0.3%포인트(p) 늘어난 반면, 넷플릭스 본사의 영업이익은 13%에서 21%로 뛰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OTT 시대의 새로운 과제,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 논란
넷플릭스를 둘러싼 논란은 세금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에게도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방발금은 방송통신 산업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운용되는 공적 재원으로, 현재 지상파, 종합편성 채널, 보도전문채널, 유료방송 사업자, 홈쇼핑 사업자 등 방송 및 통신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조인철 의원은 지난 7월 OTT를 방발기금 징수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OTT 사업자들도 전년도 매출액의 1% 이내에서 방발금을 징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업계에서는 "넷플릭스는 흑백 요리사의 흥행으로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언제까지 국내 방송통신 인프라 무임승차를 두고볼 것인가"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넷플릭스가 국내 인터넷망에서 유발한 트래픽은 전체 6.9%로 유튜브(30.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둘러싸고 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토종 OTT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방발기금 부과가 오히려 넷플릭스 독점 구조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티빙은 14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웨이브와 왓챠도 각각 791억원, 221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대해 박종환 티빙 대외협력국장은 "치열한 경쟁구조 안에서 수익보다 훨씬 많은 투자를 4년째 이어가고 있다"며 "기금부과 문제가 계속 불거졌을 때 투자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경우 자국 방송사와 연계한 OTT는 관련 기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기금부과보다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측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총괄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사업을 하면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코리아는 구독 서비스를 재판매만 하기 때문에 이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과 함께 불거진 이러한 논란들은 OTT 시대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 그리고 그에 따른 수익의 공정한 분배와 과세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업계와 정부, 그리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들과 국내 콘텐츠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