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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 설치 타당성 논란, 해외 전문가들 '전례 없는 위험한 구조물' 지적

작성일 : 2024.12.30 02:50 작성자 :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구조물"... 해외 전문가들 잇따라 문제 제기
해외 항공 전문가들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기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을 지목했다. 영국 공군 출신 항공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활주로와 불과 200m 거리에 저런 둔덕이 있다는 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위치에 둔덕이 있다는 건 범죄행위에 가깝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가 된 구조물은 항공기 착륙을 유도하는 계기 착륙 시스템(ILS)의 일부인 로컬라이저(Localizer)다. 일반적으로 로컬라이저는 활주로와 같은 높이에 철골 구조물로 설치되는 것이 관행이지만, 무안공항의 경우 흙더미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설치되어 있었다.

현직 보잉 737 기장인 우크라이나 출신 파일럿 데니스 다비도프도 "로컬라이저가 달린 벽이 보이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크다.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과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공항에는 이미 외벽이 있고 민가와의 거리도 충분한데, 굳이 이러한 둔덕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착륙은 안정적" vs "더 큰 재앙 막았다"... 둔덕의 영향 놓고 엇갈린 시각
리어마운트는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하며 "비행기는 착륙 당시 시속 321km의 속도였지만, 활주로를 미끄러지며 이탈할 때까지도 기체 손상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종사가 처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가능한 한 최상의 착륙을 했다"며 "둔덕과의 충돌이 없었다면 항공기가 평평한 지형에서 속도를 줄이며 멈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항공 전문가 샐리 게히은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둔덕의 콘크리트 구조물 자체의 문제는 인정하면서도 "비행기가 속도를 유지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활주로 끝에 더 많은 공간이 있었다면 오히려 더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의 방위각 시설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곽의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1m 거리에 설치되어 있으며,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유사한 형태로 설치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위각 시설은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설치 규정이 있다"며 "사고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토부를 비롯한 조사당국은 블랙박스 분석과 함께 현장 증거물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로컬라이저 구조물과 관련된 국제 기준 준수 여부와 설계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