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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교회에 '감사하다'는 어머니…충격과 논란 속 법정 공방

작성일 : 2024.09.03 01:04 작성자 :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

인천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여고생 사망 사건이 법정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종교 단체 내에서의 아동 학대와 가족 간 복잡한 관계, 그리고 정신 건강 문제가 얽힌 다층적인 사회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인천지방법원에서 진행된 3차 공판에서는 피해 여고생의 어머니가 증인으로 출석해 예상치 못한 진술을 하며 사건의 향방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약 3개월간 지속된 학대로, 17세 여고생 C양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교회 합창단장 A씨(52세, 여)와 신도 B씨(54세, 여), 그리고 또 다른 40대 여성 신도 등 3명이 아동학대살해와 중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이들은 C양에게 극단적인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5일 동안 수면을 박탈한 채 성경 필사를 강요하고, 1시간 동안 7층 건물의 계단을 오르내리게 하는 등의 가혹 행위를 자행했다. 더욱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대소변 조절이 불가능해지고 음식 섭취도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강도 높은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피고인들은 C양을 더욱 강하게 구속하기 위해 치매 환자용 억제 밴드까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C양은 5월 15일 오후 8시경 교회에서 식사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4시간 만에 사망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복잡성은 피해자의 가족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C양의 어머니(52세)는 해당 교회의 신도로, 자신도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이다.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C양의 어머니는 예상을 뒤엎는 진술을 하며 법정에 충격을 안겼다. 그는 "(A씨 등이) 제가 돌보지 못하는 부분에 가까이서 돌봐주신 부분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가해자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진술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법적 판단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C양의 어머니는 딸을 교회로 보낸 이유에 대해 "정신병원에서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성폭행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딸을 둔 엄마로서 정신병원에 보내는 게 그런 상황이 오면 가슴이 아플 거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술은 전문적인 의료 기관 대신 검증되지 않은 종교 단체에 자녀의 건강을 맡긴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법정에서는 C양 어머니의 진술 번복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A씨에게 아이를 보호할 곳이 없다고 하니 (A씨가) 딸을 데리고 도움을 주겠다고 해 너무 감사했다"라고 진술했으나, 법정에서는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A씨에게 보낸 "두 딸을 하나님께 맡기는 마음으로 다시 보내게 돼서 감사드린다"는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도 "A씨에게 (딸을) 보냈다는 게 아니라 하나님에게 맡긴다는 마음이 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진술 변경에 대해 C양의 어머니는 "정신이 없었고 오랜 시간 조사를 받았다"며 "제 마음에서 표현하는 부분이 그대로 적혀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아동 학대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첫째, 종교 단체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행위와 그에 대한 감시 체계의 부재이다. 둘째,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보호 시스템의 미비함이다. C양의 어머니가 언급한 대로 미성년자의 정신과 입원이 쉽지 않다는 점은 우리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다. 셋째, 가정 내에서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이다. 넷째, 학대 피해자의 가족이 가해자의 편에 서는 복잡한 심리적 현상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판단의 어려움이다.

이번 공판을 통해 드러난 사실들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고 책임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피해자의 어머니가 보인 태도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법적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은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객관적인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진행될 4차 공판에서는 A씨 등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이 예정되어 있어, 사건의 전모가 더욱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종교 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청소년 정신 건강 관리 시스템 개선,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 다각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지효원 기자 (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