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군 초급 간부들의 처우 문제로 인한 대규모 이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병사 봉급 인상이 급격히 이루어졌지만, 간부들의 봉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군 간부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ROTC(학군사관후보생) 임관 포기 사례가 늘어나고, 전역을 고려하는 간부들의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간부들의 열악한 처우는 궁극적으로 방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으며, 현재 이 문제는 군의 인력 충원과 지속적인 안보 체제 유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간부 처우 개선 시급… 병사보다 낮은 봉급 현실
군 간부들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봉급이다. 정부가 2025년도 국방 예산을 통해 병사 봉급을 대폭 인상했지만, 간부들의 봉급은 이에 비해 턱없이 낮다. 병장 기준 월 최대 205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반면, 간부들의 봉급은 세금과 각종 공제 후 실수령액이 병사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2024년 소위 1호봉의 봉급은 189만2400원, 하사 1호봉은 187만7000원에 불과하다. 군 간부로 복무 중인 A씨는 "병사들의 봉급 인상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간부들의 처우도 이에 상응하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간부의 경우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의 봉급으로는 그 어떤 미래 계획도 세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간부들의 처우 문제는 봉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당직근무비와 같은 수당도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경우 평일 당직근무비는 3만원, 휴일에는 10만원이 지급되지만, 군 간부는 평일 2만원, 휴일 4만원을 받을 뿐이다. 한 전역 간부는 "동기들 중 많은 이들이 소방공무원이나 경찰로의 전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당직비와 같은 수당 격차도 전역을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노후화된 간부 숙소 역시 이탈 요인 중 하나다. 최근 국방예산에는 노후 간부 숙소 개선을 위한 6048억원이 편성됐지만, 실질적인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간부 이탈과 인력 충원 문제로 군 전력 약화 우려
군 간부들의 이탈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역한 군 간부는 9481명으로 10년 전보다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5년 이상 10년 미만 복무한 중기복무 간부의 전역이 급증했으며, 이는 군 간부 인력 유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역한 한 간부는 "군에서의 업무 강도는 높지만 보상은 적다. 이로 인해 사회에 나가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외부에서 군 간부를 충원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부사관 지원 인원은 지난 5년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ROTC 정원 미달률도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으며, 2023년 경쟁률은 1.8 대 1로 급감했다. 이는 ROTC 후보생들이 군 복무 대신 다른 진로를 선택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한 ROTC 출신은 "몇 년 전만 해도 군 장교로서의 미래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후배들에게 ROTC를 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처우 개선 없이는 방위력 약화 불가피
군 간부들의 이탈은 국방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간부 충원이 부족해지면 질적인 하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군대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남궁승필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는 "단순히 인력 충원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적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 간부의 질적 저하가 발생하면 군 전체의 수준과 사기도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간부 처우를 빠르게 개선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군대의 질적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내부에서도 이 같은 위기감을 체감하고 있다. 현역 간부 A씨는 "능력이 있는 간부들은 이미 군을 떠나고 있으며,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군 전체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 간부들의 처우를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인력 충원 문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
군 간부 처우 개선은 국방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병사 봉급 인상은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환영받고 있지만, 간부들의 처우가 이에 발맞추지 못하면서 초래된 간부 이탈 문제는 군 전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봉급 인상이 어렵다면 최소한 당직근무비 등 간부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간부들이 군 복무에 자부심을 느끼고 장기적으로 군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방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