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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장동혁 만나 “수구 보수 안 된다”…국민의힘 통합·혁신 메시지 엇갈려

작성일 : 2026.01.03 06:00 작성자 : 박길수 (help@yesmda.com)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수구 보수가 돼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면서, 당내 쇄신·통합 논쟁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불과 2주 전 “선출된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장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메시지를 냈던 바 있어, 이번 발언을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이 전 대통령은 2일 서울 서초구에서 장 대표를 만나 “과거의 보수가 아닌 따뜻한 보수, 어렵지 않은 보수, 미래를 향한 보수가 돼야 한다”며 “수구 보수가 되면 안 된다. 그것은 퇴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당 운영 방향과 지방선거 전략을 두고 원로의 조언을 구하는 자리에서, ‘통합’보다 ‘노선·태도 변화’를 전면에 세운 메시지가 나온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만 장 대표를 향해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강단 있어 보이고 결단 있어 보여서 어려운 시기를 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로 평가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 “개인 생각을 버리고 나라를 위한 정치가 돼야 한다”, “지금은 화합과 단합이 필요한 때”라고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 이번 만남이 주목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장 대표 측이 연초 당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보수 진영 원로들을 잇따라 만나 조언을 구하는 일환으로, 이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적극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앞서 “마음에 안 들고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선출된 대표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번 예방이 장 대표에게 ‘덕담’과 ‘지원’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구 보수’ ‘퇴보’라는 표현이 공개 발언으로 등장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예방 직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의적절한 말씀을 줬다”고 평가하면서도, 당내 연대·통합론에는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형식적 통합과 연대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지금 상황은 연대가 필요하다고 단정하기보다 국민의힘의 힘을 키우는 데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조언을 둘러싼 해석도 당내에서 갈린다. 일부에서는 장 대표의 노선 변화, 특히 당 혁신 논쟁 과정에서 ‘우경화’로 비칠 수 있는 지점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로 읽는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통합의 명분’만 앞세우기보다 대립을 키우는 지점을 정리하고, 국민이 체감할 변화로 신뢰를 회복하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은 장 대표의 쇄신 구상과 6·3 지방선거 전략을 둘러싼 내부 논쟁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크다. ‘원팀’ 구호가 선거 국면에서 반복될수록, 실제로는 “어떤 노선과 어떤 방식의 통합인가”라는 질문이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예고한 혁신안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장치가 될지, 또는 갈등을 재정렬하는 계기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길수(help@yesm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