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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요토미 망신극, 도 넘었다”…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공세서 ‘급제동’

작성일 : 2025.10.14 10:34 작성자 : 김영하 (help@yesmda.com)

13일 국회에서 벌어진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망신주기식’ 국정감사가 하루 만에 거센 역풍을 맞았다. 조 대법원장을 향한 여당의 무리한 압박과 일부 의원들의 비하성 퍼포먼스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에게 이뤄진 일부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사전에 협의된 일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국감장에서 벌어진 이른바 ‘조요토미 희대요시’ 논란—조 대법원장을 일본 제국 인물에 빗대 조롱한 행태—에 대한 첫 공식적인 거리두기 발언이다.

■ “조롱이 아닌 논리로 맞서야”…보수·중도층 여론 급속히 악화

논란의 중심에는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있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선고한 일부 판결을 ‘친일적’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식 상투를 한 조 대법원장 합성 사진이 담긴 패널을 들어 보였다. 이 장면은 생중계로 전국에 송출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국회의 품격이 무너졌다”, “사법부를 모욕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퍼졌다. 박 대변인은 “무소속 의원과 민주당이 왜 협의를 하겠느냐”며 “당과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은 “민주당이 사실상 분위기를 조성했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헌법적 원칙에 따라 침묵했는데, 이를 친일로 몰아세우는 것은 명백한 정치 폭력”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사법부를 길들이려는 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탄핵? 공개된 압박 전략일 뿐”…민주 지도부 한발 물러서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탄핵은 법률 위반이 있어야 가능한 사안”이라며 “탄핵 운운은 공개된 압박 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일부 여당 의원들이 제기한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 발언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여론의 역풍을 의식한 태도 변화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과도한 정치 공세가 오히려 국민적 피로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SNS와 커뮤니티에는 ‘사법부를 인질 삼은 인민재판’, ‘조희대 조리돌림 참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정치하면서 흉한 것을 많이 봤지만, 이번 장면은 가장 천박하고 흉했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진중권 광운대 교수 역시 “사법부 수장이 완장 찬 폭력배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었다”며 민주당의 태도를 정면 비판했다.

■ “민생으로 초점 이동”…민주당 지도부, ‘피해 최소화 모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 대책회의에서 “어제 국감은 민생 현안 점검에 의미가 있었다”며 한미 관세 협상, 산업재해 대책 등 비정치적 이슈를 강조했다.
전날 “내란 심판과 국정농단 단죄가 민생경제 회복”이라던 강경 발언과 달리, ‘조희대 공세’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사법부 공격으로 잃은 신뢰를 만회하려는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오는 15일 예정된 대법원 현장 국감에서는 다시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수현 대변인은 “추후 국감에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나”고 답해, ‘형식적 수위 조절’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사법부 길들이기, 결국 자충수 될 것”

보수 진영은 민주당의 이번 사태를 ‘사법부 길들이기 프로젝트의 민낯’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법부를 압박하는 건 헌정질서 파괴 행위”라며 “조 대법원장의 침묵이야말로 진정한 헌법 수호의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15일 예정된 대법원 현장 국감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태에 대해 철저히 따지겠다”며 역공을 예고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침묵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었다. 그것은 정치의 공격에 흔들리지 않는 ‘헌법의 분노’였다. 민주당이 보여준 조롱과 압박은 결국 자신들의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냈을 뿐이다. 사법부의 독립은 지켜야 할 대상이지, 공격의 대상이 아니다.

김영하 기자(help@yesmda.com)